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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에스프레소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바리스타 돌원숭이입니다. 낼모레가 추석인데, 태풍이다 가을장마다 해서 날씨가 많이 우중충 하네요. 이런 날은 한잔의 커피가 땡기시지 않나요?

펜트리는 오늘 아침에 로스팅을 좀 세게 했더니, 온 가게가 커피 향기로 가득 찼아요. 역시 저기압인 날은 냄새가 잘 안 퍼지네요....ㅠㅠㅠ

오늘은 에스프레소(Espresso) 이야기와 커피 기본 용어 몇 가지를 설명할까 합니다. 

먼저 에스프레소란 뭘까요? 누가 그러더군요. 독약같이 쓴 물이 에스프레소라고.... 먹다 죽을 뻔했다고.....

에스프레소는 쉽게 말해서 커피 원액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어래 사진 같은 기계를 이용해 원두가루(8~10g)에 고온(95℃이상) 고압(7 bar 이상)의 물을 통과시켜서 빠른 시간(20~30초) 안에 뽑아낸 커피 원액(30ml)을 말합니다. 바리스타마다, 에스프레소 머신마다 세부적인 설정값은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쓰는 머신입니다.

이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면 아메리카노, 우유를 타면 라떼가 되는 거지요.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 한 샷이라고 표시하는 양은 샷 글라스라는 유리잔으로 측정합니다. 저는 평균 1주일에 한번 정도 측정하고 기계가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어떤 분들은 매일 하시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더군요. 진짜 부지런하십니다.  (기계 설치하고 1년 동안 한 번도 안 해봤다는 분도 본 적은 있습니다.. ) 샷 글라스 중간에 숫자 없이 하얀 선으로 그어진 부분까지 커피가 차면 1 샷입니다. 

샷글라스(엄청 비싸요ㅠㅠ)
1샷입니다.

저 에스프레소 위에 하얗게 거품처럼 보이는 부분크레마(Crema)입니다. 실제 원두에서 나오는 지방 성분이 좀 포함되어있습니다. ( 어느 광고에서 크레마가 많으면 좋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해서 한때 그걸 물어보시는 손님들도 있었습니다. 근데 사실 알고 보면 아주 질 나쁘고 싸구려 원두를 사용해도 크레마는 많이 뽑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크레마와 신선도를 너무 믿지 마세요..)

카페에서 샷 추가해달라고 하시면 저 에스프레소가 한잔 더 들어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끔 카페에 가시면 '도피오(Dóppio)'라고 표시된 메뉴가 있을 겁니다. 이게 뭐냐면 에스프레소 더블이라는 의미입니다. 기본 음료가 1 샷이고, 도피오는 2 샷입니다. 좀 전에 이야기한 샷 추가와 같은 의미입니다. 있어 보이죠? 

혹시 '아메리카노 샷 추가해서 연하게 주세요.' 란 이야기 들어보신 적 있나요? 이게 무슨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이야기냐고요?

아닙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주문 방법입니다. 이때 나오는 용어가 리스트레토 ( Ristretto )입니다. 이탈리아어로 '좁은', '압축된' 정도의 의미를 가집니다. 에스프레소와 차이점은 원두는 같은 양을 쓰지만, 추출되는 양이 20ml 정도로 작습니다.  샷 글라스 사진에서 밑에 있는 선까지만 추출하면 됩니다.  맛은 기존 에스프레소 대비 좀 더 부드럽고 깔끔한 맛입니다. 그리고 양이 적다 보니 같은 양의 아메리카노를 만들 때 좀 밍밍한 맛이 납니다. 그래서 리스트레토로 아메리카노를 만들 때는 1샷을 더 넣어서 깊은 맛을 내게 합니다. 이렇게 마시는 커피가 '샷 추가해서 연하게' 마시는 커피입니다.

반대로 원두 양은 같은데 길게 추출하는 커피가 있습니다. 룽고 ( Lungo )라는 용어를 씁니다. 이탈리아어로 '길다'라는 의미입니다. 추출하는 원액의 양이 40ml 이상 되는 에스프레소 추출법입니다.  샷 글라스 사진에서 위에 있는 선위에 까지 추출하면 됩니다. 주로 추출 후반부에 쓴 맛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쓴맛이 강한 커피가 됩니다.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

오늘 말씀드린 용어들만 잘 기억하신다면, 카페에 가셔서 주문하실 때 좀 더 쉽게 주문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펜트리에 오시면 그냥 편하게 주문하세요. 어떻게 주문하셔도 제가 다 알아듣고 거기에 맞게 커피를 내려드립니다. 

언제나 커피가 필요하시면 펜트리로 오세요. 펜트리는 항상 그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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