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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핸드드립 직접 해보기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바리스타 돌원숭이입니다. 계절은 가을인데, 아무리 봐도 장마철인 거 같네요. 거의 매일 비가 오다 보니, 기분도 우중충합니다. 이런 날은 직접 내린 한잔의 커피가 삶의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번에 알려드린 준비물들을 이용해서 직접 핸드드립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드리겠습니다.

제일 먼저 원두 준비하기입니다. 오늘 사용할 원두는 에티오피아 시다모 ( Ethiopia sidama) G4입니다.

저울을 이용해서 필요한 원두를 계량하시면 됩니다. 원두의 무게는 15~20g 정도를 하시면 됩니다. 좀 진하게 드시려면 20g, 연하게 드시려면 15g 정도면 될 겁니다. 저는 오늘 커피를 여러 잔 마셨기 때문에 좀 연하게 하려고 합니다. 

원두 준비

이제 분쇄를 해야겠지요, 가장 좋은 분쇄 굵기는 1~2mm 정도가 좋습니다. 눈으로 보기에 굵은소금 크기 정도로 분쇄하시면 됩니다. 시다모는 마일드 로스팅이다 보니 분쇄하고 나면 아래 사진처럼 희게 보이는 체프(Chaff)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물질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좀 더 깔끔한 맛을 위해서 미분(微粉, 아주 고운 가루)을 제거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냥 합니다. 

원두 분쇄

이제 필터를 준비합니다. 아래 사진처럼 필터 끝부분을 살짝 접어준 후 가운데를 펴주면 됩니다.

필터 접기

준비된 필터를 드리퍼에 안착시키고, 위에서 준비한 원두가루를 넣어줍니다. 필터를 안착시킬 때 필터나 드리퍼 표면을 먼저 물에 적셔서 하시면 좀 더 잘됩니다.

드립 준비

80도 정도 되는 뜨거운 물을 준비합니다.

온수 준비

본격적인 드립에 앞서 먼저 뜸 들이기를 해줍니다. 방법은 원두에 뜨거운 물을 조금만 부어주시고 30초 정도 기다려주시면 됩니다. 물을 붓는 양은 드리퍼 밑으로 2~3방울 정도 물이 떨어지게 하시면 됩니다. 처음엔 어려운데 여러 번 하시다 보면 자연스레 적응이 됩니다. ( 혼자서 드립 하면서 스톱워치 보면서 사진 찍다 보니 초점이 또 날아갔네요.....)

뜸들이기

뜸 들이기가 끝나고 나면 준비된 뜨거운 물을 2~3차례에 나누어 원두 위에 골고루 부어줍니다. 이때 너무 높은 곳에서 부으면 표면이 파이면서 물이 한쪽으로만 흐를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물이 완전히 빠진 다음에 다시 붇는 것이 아니라 드리퍼 밑으로 계속 커피가 방울방울 떨어질 정도로 부어주시는 게 좋습니다. 이때 붇는 물의 양은 필요한 양보다 조금 많이 부어주세요. 대략 1인분 기준으로 100ml 정도 추출하시면 되니까 부어주는 물의 양은 130ml 정도면 될 겁니다. 

드립중

드립 하시는 동안 가능하면 가까운 곳에 초시계를 두고 시간을 봐 가면서 하시는 게 좀 더 균일한 맛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필요한 만큼 커피가 다 추출되고 나면 드리퍼에 물이 조금 남아있는 상태에서 드리퍼를 제거하세요. 주변에 미리 빈 컵을 준비해 둔다면 좋겠지요. 마지막에 떨어지는 물에는 맛있는 커피가 아닌, 여러 가지 잡미들이 혼합되어서 떨어지기 때문에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처음 뜸 들이기를 시작할 때부터 마지막까지 시간은 2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 안에 충분한 양을 추출하지 못하셨더라도 2분이 넘어가면 잡미가 많이 나니까 거기까지만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드립이 끝났습니다. 이상태로 그냥 드셔도 되지만, 좀 진할 겁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얼음컵을 준비한 후에 거기에 부어서 아이스로 마십니다. 뜨겁게 드실 때는 여기에 뜨거운 물을 좀 부으면 되겠지요.

역시 커피는 아이스......

 

간단하게 쓴다고 썼는데, 좀 길어졌네요. 이런 복잡한 내용들 다 지키면서 집에서 직접 드립 하시려면 귀찮지 않으신가요? 그냥 몸만 가볍게 펜트리로 오세요. 최상의 조건에서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는 드립 커피를 대접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