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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쓸데없는 실험실 : 드립커피는 라떼가 안될까 ?

오늘은 비가 참 많이 오네요. 겨울비 치고는.... 몇 개 남아있던 마지막 은행잎이 빗물 따라 흘러가네요. 진짜 가을의 마지막인가 봅니다.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바리스타 돌원숭이입니다. 오늘같이 비오는 날에는 거의 손님들이 오시지를 않네요. 위치가 너무 좋지 않아서 그런가.... 이런 날은 너무 심심합니다. 심심한 날은 뭔가 사고를 쳐야죠. 그래서 쓸데없는 실험실을 다시 오픈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과연 드립커피는 라떼가 안될까? '입니다. 아시겠지만, 보통 라떼는 에스프레소를 이용해서 만듭니다. 드립 커피를 이용해서 라떼를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드립 커피는 에스프레소에 비해 연하기 때문에 맛이 싱거울 거 같기는 합니다. 근데, 진짜로 그럴까요? 그럼 펜트리에서 주력으로 내리는 방식인 에어로프레스 커피는 라떼가 될까? 드립보다는 훨씬 맛이 진하게 나오는데 되지 않을까? ( 여러분! 손님 없는 카페의 사장이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어요. 빨리 와서 구해주세요! 그냥 두면 가게에서 핵실험할 수도 있어요!!!!! )

또 궁금증이 폭발하는 바람에, 다시 실험실의 문을 열었습니다.

실험방벙은 이렇습니다.

1. 사용원두 : 펜트리 오리지널 블랜드 10g씩

2. 추출량 : 에스프레소 1샷 기준 ( 30g 수준 )

3. 우유 사용량 : 스티밍 우유 기준 100g 

실제 저희 팬트리 레시피는 우유의 양이 조금 더 들어갑니다만, 맛을 구별하기 쉽게, 그리고 제일 중요한 기억하기 쉬운 숫자인 100g 우유를 선택했습니다.

먼저 커피 추출하기를 진행합니다.

왼쪽부터 에어로프레스, 에스프레소, 드립커피
에어로프레스 추출 커피
에스프레소 추출 커피
드립추출 커피

추출된 커피를 우에서 내려다본 모습입니다. 에스프레소는 특유의 크레마가 가득하군요. 에어로프레스 커피는 바닥이  안 보일 정도의 진하기입니다. 드립 커피는 역시 바닥에 보일 정도로 가장 연하게 추출이 되었습니다. 차이가 보이시죠? 

자. 이제 여기에 스티밍 된 우유를 첨가합니다. 

왼쪽부터 에어로프레스, 에스프레소, 드립커피

라떼의 색상이 다 다르죠? 역시 에스프레소가 가장 진하고, 에어로프레스, 드립의 순서로 색상이 차이가 나네요. 

이제부터는 맛을 평가해봅시다. 역시 맛은 100% 주관적인 것이라서, 그냥 제 기준에서 평가해보겠습니다.

먼저 에스프레소 라떼는 제가 흔히 맛보던 그 라떼에서 조금 더 진한 맛입니다. (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기본 레시피보다 우유 양이 조금 적습니다.) 구수한 우유에 커피의 진한 맛이 어우러지는 그런 맛... ( 자화자찬이 심하다... )

다음은 에어로 프레스 라떼의 맛입니다. 생각보다는 에스프레소 라떼와 비슷한 맛을 냅니다. 조금 연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라떼의 맛을 90% 정도는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대신, 에스프레소 라떼 대비 약간 산미가 더 올라오는 느낌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 맛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립 라떼는, 한마디로 싱겁습니다. 많이 싱겁습니다. 기존 레시피보다 유유 양이 줄었는데도 싱거운 느낌인데, 정상 레시피로 했다면 그냥 유 맛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요약하면

1. 드립 커피로는 라떼가 어렵다. 너무 싱거운 맛이 난다.

2. 에어로프레스 커피는 라떼가 가능하다. ( 의외의 수확이네요. )

3. 우리 집 커피는 라떼가 맛있다.

 

혹시 이 글을 보시고 저희 펜트리를 찾아오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리고, 에어로프레스 라떼가 맛이 궁금하시다면, 주문하실 때 이야기해 주세요. '쓸데없는 실험실' 보고 오셨다고. 다양한 종류의 원두를 이용한 라떼를 드실 수 있게 준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