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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쓸데없는 실험실 - 콩가루 커피는 ?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바리스타 돌원숭이입니다. 오래간만에 글을 쓰네요..... 항상 그렇지만, 쓸데없이 돈 안 되는 일에만 바쁘다 보니..... 잠시 사이에 완전히 여름이 된 거 같습니다, 가게 창으로 보이는 건너편 산이 완전히 짙은 녹색으로 물들었네요.

오늘은 아주 짤막하게 한 가지 실험을 해보겠습니다. 실험의 주제는 콩가루 커피(?)입니다. 

인절미 커피 혹은 인절미 라떼라고 해서 커피 위에 콩가루 듬뿍 들어간 크림을 올려서 먹는 커피를 아시는지요? 마셔보면 아주 고소하고 달달합니다. 이 커피를 마시다가 갑자기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콩가루를 커피에 직접 섞어서 내려보면 얼마나 맛이 있을까? (역시 가게에 손님이 없으니 별의별 잡생각이 나네요....)

 

일단 실험 시작합니다.

1. Pentree Originall 원두 15g을 보통 수준으로 분쇄해서 Aero-Press에 역방향 추출방식으로 주입합니다.

2. 볶은 콩가루 5g을 투입합니다,. (생콩가루 아니고 볶은 콩가루입니다. 그냥 먹으면 고소한...)

3. 80℃ 온수 약 60㎖를 투입후 잘 섞어줍니다.

왼쪽 : 콩가루 커피                       오른쪽 : 일반 커피

색상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이때 커피의 향기는 아주 고소한 향이 납니다. 실험이 희망이 있어 보입니다.

4. 60초 후 추출합니다.

 

자! 드디어 맛을 볼 차례입니다. 컵을 입으로 가져가는데 약간 불길한 향이 올라옵니다. 어디서 많이 맡아본 약간 비릿한 생콩의 냄새가...... 

혀 끝을 적시는 커피의 맛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분명 잘 익은 콩가루였는데, 그 맛은 아주 비릿한 생 콩의 맛에 더 가깝습니다. 게다가 커피의 쓴맛이 아주 강조되어서 올라옵니다. 산미는 거의 사라지고, 바디감도 약해졌는데, 쓴맛은 아주 강하게 올라옵니다. 아주 비리고, 아주 쓴, 사람이 마실수 있는 커피가 아닌 것 같은 맛...... 염라대왕이 악인들 재판 끝내고 마실만한 커피의 맛입니다.

 

이런 커피는 미련 없이 싱크대로 보내야 합니다.

 

사실 아무리 볶은 콩이라도, 커피 로스팅의 기준으로 보면 라이트에서 시나몬 급의 로스팅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 본연의 비린내가  날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어쩌면 결과는 당연하게 예상이 되었을지도....

 

이상 콩가루 넣은 커피에 대한 글을 마칩니다. 혹시 커피와 관련해서 해보시고 싶은 실험이 있나요? 그런 게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 달아주세요. 제가 최선을 다해 실험해보고 글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한잔의 커피가 생각나실 땐 펜트리 커피 아시죠? 만덕 도서관 지나서 언덕위로 50m, 항상 그곳에서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