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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쓸데 없는 실험실 - 스테인레스 필터와 종이필터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바리스타 돌원숭이입니다. 이제는 진짜 봄이네요. 가게에서 일할 때도 소매를 좀 걷는 게 자연스러워지는 계절이 왔네요. 근데 저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무서워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이미 목이 칼칼하고, 콧물이 좀 나요.ㅠㅠㅠ )

 

오늘은 스테인리스(Stainless) 필터와 종이 필터를 이용한 드립 커피의 차이에 대해 간단하게 Test 해보겠습니다. 

왼쪽이 에어로 프레스 전용 종이필터입니다.  에어로프레스를 사면 포함되어있는 기본 필터이지요. 오른쪽은 스테인리스 필터입니다. 정확한 상표명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콜드 브루 머신에 포함되어있는 부품입니다. 둘 다 직경 기준으로는 58㎜로 동일합니다. (Test 하기 딱 좋군요....)

예상 가능한 결과로는 종이 필터가 기름(카페올, Caffeol)을 좀 걸러주기 때문에 좀 깔끔하고, 크레마가 더 많지 않을까입니다.

자! 실험을 해봅시다.

 

실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추출법 : 에어로프레스 역방향 추출법

  2. 사용 원두 : Pentree -Original 각 15g

  3. 추출 시간 : 60초

  4. 물 주입 조건 : 85℃ 80㎖

 

추출한 결과물은 다음 사진과 같습니다.

종이 필터
스텐 필터

일단 눈에 보이는 결과물은 오히려 종이필터 쪽이 크레마가 더 많아 보입니다. 처음 예상과는 좀 차이가 있는데요, 이것은 기름의 양 보다는 필터 자체의 구멍 크기 차이에 의한 것 같습니다. 스테인리스 필터가 종이 필터에 비해 구멍의 크기가 좀 큽니다. 그 이유로 해서 커피가 좀 쉽게 추출되면서 거품이 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인 커피의 맛은 거의 비슷합니다. 산미나, 쓴맛의 정도는 같습니다. 그러나 뒷맛은 종이필터 쪽이 확실히 깔끔합니다. 스테인리스 필터 쪽은 좀 텁텁한 맛이 강합니다.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는 이 맛의 차이가 기름의 유/무보다는 미분(粉, 미세 분말, 미적분 아닙니다.)의 유무에 따른 차이 같습니다.

스테인리스 필터를 사용한 커피잔의 바닥을 보면 사진처럼 아주 고운 가루가 많이 있습니다. 그에 반해 종이 필터를 사용한 커피는 이 미분이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같은 필터를 콜드 브루에 사용했을 때는 이 정도로 미분이 추출되지는 않습니다. 아마, 에어로 프레스의 압력 추출방식에 따른 결과로 보입니다. 

기름 추출량도 확실히 차이가 있어 보이기는 합니다. 추출 후 조금 시간이 지나서, 커피가 식고 나면 그 차이가 좀 잘 보입니다. 다음 사진을 보면 조금 그 차이가 보일 것입니다. 

종이필터 커피입니다. 기름이 크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스테인리스 필터 커피입니다. 사진에서 먼지처럼 보이는 점들이 다 기름방울입니다. 차이가 많이 나지요?

이 카페올은 우리 몸에 흡수되었을 때 간경화를 일부 줄여주는 좋은 역할과 함께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악역도 동시에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고지혈증이 있으신 분들은 종이로 드립 한 필터 커피를 드시고, 간에 문제가 있으신 분들은 스테인리스 필터 커피만 드시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저도 공부 좀 해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실험 결과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스테인레스 필터와 종이 필터의 근본적인 맛 차이는 크지 않다.

  2. 종이 필터가 확실히 기름(Caffeol)은 잘 걸러준다.

  3. 스테인레스 필터가 미분 배출이 많다.

 

그리고, 참고로 커피를 드실 때 카페올의 섭취를 늘리시고 싶으시다면, 가장 기본이 되는 아메리카노를 드시면 됩니다. 제가 아는 한에서 거의 모든 에스프레소 머신은 스테인리스 필터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카페올이 거의 100% 추출됩니다. 

 

따뜻한 봄날, 산책을 즐기시며 한잔의 커피를 마셔보세요.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 보이실 겁니다. 가능하면 펜트리로 방문해주세요. 원하시는 커피를 즐기실 수 있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