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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원두 보관 조건에 따른 맛의 변화 2 - 장기 보관하기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바리스타 돌원숭이입니다. 이번엔 진짜로 오래간만에 글을 씁니다. 지난번 글을 보니 거의 1달 하고도 2주 정도 더 지났네요. 보통 여유 있게 글을 쓰기 위해 휴무일인 목요일에 글을 쓰는데, 참 이상하게도 몇 주간 목요일에 일들이 겹쳤어요. 게다가 제가 조금 게을러지기도 한 이유도 있고요. 

 

앞으로는 좀 더 부지런하게 글을 써 보려고 합니다. 최소한 1주일에 한 가지씩은 글을 쓰자라고 다짐은 했는데, 제가 약간 의지박약이라......

 

추석도 지나고, 구월 중순이 되니,  슬슬 가을이 오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이럴 때는 아이스보다는 약간 따스한 커피가 당기시지 않나요?

 

오늘 쓸 글의 내용은 원두의 보관 조건에 따른 맛의 변화에 대한 지난 글의 보충 내용으로 '1개월 이상 상온에서 보관한 원두는 어떤 맛이 날까?'입니다.

2022.08.04 - [커피 이야기] - 원두 보관 조건에 따른 맛의 변화

 

원두 보관 조건에 따른 맛의 변화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바리스타 돌원숭이입니다. 여러 가지 쓸데없는 이유들로 인해 잠시 글을 못 섰네요. 주변 사람들의 건강 문제도 있었고, 가게 건물의 누수 문제도 있고 해서 한참 동안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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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글에서 은박지를 이용해 자외선을 차단한 커피는 일주일이 지나도 거의 맛이 차이가 없다고 썼었습니다. 그래서, 과연 은박지 포장을 한 커피는 얼마나 갈까 해서, 좀 긴 시간을 방치해 보기로 했습니다. 

 

8월 4일 날, 약 100g의 Colombia  Huila 원두를 은박 포장지에 넣어 자외선을 차단한 다음, 실내에 그냥 방치를 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이 9월 21일이니 거의 47일 정도 되었네요. 보관 장소의 온도는 25~30도 정도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의 실내 온도와 비슷하지요?

 

일단 외관의 상태입니다. 군데군데 기름이 흘러나온 것이 보이시나요? 기름이 산화된 향이 조금 느껴집니다.

냉장 보관된 로스팅 한 지 1주일 정도 지난 같은 종류 원두입니다. 기름이 살짝 보이지만, 오래된 원두에 비해 그 양이 좀 적습니다. 향은 일반 원두 향이 나고요.

 

두 원두를 칼리타 드립 방식으로 내려보겠습니다. 원두 중량은 각각 10g이며, 물의 온도는 85℃, 추출량은 75㎖입니다.

왼쪽이 45일 된 원두이고, 오른쪽이 신선한 원두입니다. 추출량이 비슷하다 보니 색상은 거의 동일합니다. 커피에서 풍기는 향은 오래된 원두가 좀 자극적인 향이 납니다. 오래가지는 않고, 잠시 동안 강한 향이 나다가 사라집니다. 그 이후는 일반 커피 향이 나는데 조금 약합니다. 신선 원두는 일반 커피 향이 오래된 원두보다는 조금 더 강하게 납니다.

 

맛은 차이가 납니다. 오래된 원두에서 산미가 많이 사라지고, 쓴맛(?)이 올라옵니다. 한약 느낌의 쓴맛 같은 몇 가지가 혼합된 쓴맛이 납니다. 맛이 좀 깔끔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쓴맛은 물을 좀 혼합해서 희석해도 조금은 남는군요. 그래도 햇빛을 받지 않아서 그런지, 아주 이상한 맛, 일명 행주 빤 물의 맛은 안 나네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마실수는 있지만, 그렇게 추천하지는 못할 맛입니다.

 

역시 상온에서 빛과 공기만 차단한다면 한 달 정도는 커피 원두를 보관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비교대상이었던 신선 원두에 비해서는 맛이 많이 떨어집니다. 

 

아직 Sample 원두는 더 있으니, 한 달 정도 더 보관해 보고 맛을 평가해 볼까 합니다. 아마 그때는 맛이 좀 더 변해 있겠지요.

 

원두 보관도 까다롭고, 커피 고르기도 귀찮다면, 항상 언제나처럼 펜트리로 오세요. 최고의 커피를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만덕 도서관 지나서 언덕 위 붉은 벽돌집에서 여러분들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