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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원두 보관 조건에 따른 맛의 변화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바리스타 돌원숭이입니다. 여러 가지 쓸데없는 이유들로 인해 잠시 글을 못 섰네요. 주변 사람들의 건강 문제도 있었고, 가게 건물의 누수 문제도 있고 해서 한참 동안 글 쓸 생각을 못했네요. 오래된 고택을 개조하다 보니, 누수는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네요. 

이제는 장마도 끝나고, 폭염의 계절이 왔습니다. 근데 느낌은 장마철 보다 더 비가 많이 오는 것 같네요. 그러다 보니 장마철보다 누수가 점점 더....ㅠㅠㅠ...

이제 가게 앞 은행나무가 녹색을 넘어 약간은 검은색으로 가고 있네요.

 

오늘은 원두의 보관조건이 바뀜에 따라 맛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아주 간단한 실험을 해보려고 합니다. 과연 빛과 열에 의해서 원두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기초 실험입니다. 

실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용 원두 : Colombia  Huila  각 15g

 2. 보관 조건 :  1) 냉장고 냉장보관 - 4℃, 자외선 차단

                         2) 상온 은박 포장 보관 - 25~30℃, 자외선 차단

                         3) 상온 투명 포장 보관 - 25~30℃, 자외선 미차단

 3. 보관 기간 : 1주일

냉장고 보관 상태 사진입니다. 사진 찍느라 문을 열었지만, 평상시에는 가끔 재료 뺄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 중 95% 이상은 닫혀있습니다.

상온 보관상태 사진입니다. 가게 안에 컵을 보관하는 장식장에 같이 두었습니다. 가게 영업 중에는 24~25℃, 쉬는 날이나 야간에는 거의 30℃까지 온도가 올라갑니다. 앞에 보이는 유리 용기가 투명 보관이며, 뒤에 보이는 은박 봉투가  은박 포장입니다. 

아마도 일반적으로 집에서 원두를 보관하는 방법은 냉장 보관이거나, 은박 포장 상온 보관일 것입니다. 혹시 유리병에 넣어서 장식장에 보관하시는 분은 없겠지요?

 

일주일이 지나고, 각각의 원두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왼쪽부터 유리, 은박, 냉장보관 순입니다.

유리 포장 보관 원두입니다. 커피기름이 표면에 많이 나와있는 것이 보이지요? 원두의 향은 기름 산화된 냄새가 조금 섞여 나는 커피 향입니다.

은박 포장된 커피 원두입니다. 역시 기름 성분이 많이 나와있네요. 향은 유리 포장 대비 기름 산화된 냄새가 조금 적게 섞여 나는 커피 향입니다.

냉장 보관 원두입니다. 표면에 기름이 거의 나오지 않았네요. 향은 오히려 약하게 납니다. 아무래도 냉장 보관되어있다 보니 아직은 차가워서 향이 별로 안 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각 원두를 분쇄했습니다.

순서는 같습니다. 분쇄 원두의 향은 냉장 > 은박 > 유리의 순으로 강합니다. 그리고 유리 보관 원두에서는 약간의 짠내가 납니다. 나머지는 전형적인 원두 향이 나고요.

 

드립을 완료한 커피입니다.

커피에서 나는 향은 크게 차이가 없네요. 그러나, 유리보관 커피에서는 약간 오래된 커피잔에서 나는 커피 냄새가 납니다. 바로 내린 향긋한 향이 아닌 두세 시간 정도 지난 커피의 향이 납니다. 나머지 두 가지 커피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맛에 대한 평가입니다. 

냉장 보관 커피는 두말할 것 없이 그냥 많이 맛보던 후일라 커피맛 그대로입니다.

그에 비해서, 유리 보관 커피는 산미가 약간 이상하게 올라옵니다. 약간 이상한 쓴맛도 나는 것 같네요.

은박 보관 커피는 냉장 보관 커피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아주 입맛이 민감하시다면 조금의 차이는 느끼실 수 있겠지만, 그 맛을 즐기기에는 부족하지 않습니다.

 

실험 결과를 정리하면 

 1. 커피 원두 보관할 때 빛과 열에 노출되면 상하기 쉽다.

 2. 빛을 차단하고, 열에만 노출되면 동시에 노출된 원두에 비하면 오래 보관이 가능하다.

 3. 1주일 가지고는 큰 변화를 알기 어렵다....

 

이 중에서 3번째가 가장 중요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사실 1주일은 아주 뜨거운 상태에서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는 한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 예전 글에도 보면 홀빈의 경우는 2~3주 정도는 상온 보관 가능하다고 썼습니다.

2021.04.15 - [커피 이야기] - 원두 보관하기

 

원두 보관하기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남자 돌원숭이입니다. 오늘은 원두 보관하는 방법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먼저 질문 하나 드립니다. 원두 어떤거 사세요? 다양한 답변이 있을 수 있겠네요.

pentree.tistory.com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긴 시간을 가지고 실험을 해보려고 합니다. 은박 포장지에 원두를 담은 후 상온에서 1개월 정도 보관한 후 다시 실험해 보려고 합니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원두 보관하는 조건을 따라보려고 합니다. 

 

위의 실험에서 눈치 체셨는지 모르겠지만, 세 가지 보관 조건 모두 다 밀폐를 기본으로 합니다. 밀폐가 잘 안 되어서 외부 공기가 많이 들어가면 산화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래서 모든 원두 보관용기는 밀폐용기를 사용합니다. 

 

이렇게 뜨거운 날에는 시원한 아이스커피가 생각나시죠? 펜트리로 오세요. 항상 가장 좋은 조건의 원두를 가지고 가장 맛있는 커피를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