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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쓸데없는 실험실 - 생두를 로스팅하면 얼마나 무게가 줄까요?

은행나무가 이제 봄을 넘어서 여름의 초입으로 가는 거 같네요.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바리스타 돌원숭이입니다. 이렇게 날씨 좋은 날은 쫙 뻗은 도로를 시원하게 달려보고 싶은데, 어렵네요......

오늘은 커피 로스팅을 하면 무게가 얼마나 줄어들까 라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교과서에서는 15~25% 정도 무게가 준다고 되어있습니다.( 한국커피협회 발행, 커피지도사 2급 교제 ) 이 수치는 생두의 종류, 로스팅 정도 등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 기준으로 얼마나 줄어드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또 쓸데없는 호기심이....)

시험 조건은

   사용 생두 : Keyna AA FAQ 

   투입 중량 : 600g

   로스팅 강도 : Midum Dark ( City )

   사용 장비 : Stronghold S7 Pro - X

 

실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Hand - Picking ( 생두 선별 )

제일 먼저 생두 중에 포함된 결점두를 골라냅니다. 깨진 생두, 썩은 생두 등 커피 맛을 떨어트릴 수 있는 생두들을 골라냅니다.

생두 상태

600g의 선별된 생두를 구하기 위해서 걸러진 결점두입니다. 전체 중량의 약 3% 정도(618g 중 18g)가 빠지네요. 이 정도면 아주 양호한 상태입니다. 심한 경우는 약 10~15% 정도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Natural 가공된 생두가 그렇습니다.

600g 생두의 부피는 약 800㎖ 정도 되네요.

 

2. Rosting - 로스팅하기

장비를 예열하고 생두를 투입합니다.

예열중

 

3. 배출 및 냉각 

예전 어느 커피 광고에서 저렇게 배출되는 원두를 직접 손으로 잡아서 향을 맡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절대 불가능합니다. 저렇게 배출될 때는 커피 향이 거의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온도가 200℃ 정도는 됩니다. 만약 저 원두를 맨손으로 잡을 수 있다면, 그건 거의 소림사 철사장을 마스터한 무공 고수일 겁니다.

 

4. 무게 및 부피 확인

로스팅된 커피의 무게와 부피를 계량해 보겠습니다. 이때는 부피가 많이 늘어서 비커 하나로는 확인이 안 되네요. 그래서 2개로 나눠서 확인했습니다.

두 비커의 양을 더하니까 506g입니다. 일단 로스팅 과정에서의 중량 로스는 94g이네요. 비율로는 약 15.7% ( 94 ÷ 600 = 0.15666666... )입니다. 

두 비커를 합치니 약 1,400㎖정도 됩니다. 부피는 약 75% 정도 늘었네요. ( 1400 ÷ 800 = 1.75 )

 

5. 2차 선별

로스팅이 끝난 원두를 한번 더 선별합니다. 로스팅하는 동안 과열로 타거나 덜 볶아지거나, 깨진 원두를 골라냅니다.

이렇게 골라내는데도 최종 원두에서 결점두가 몇 개씩 나오는 이유는 뭘까요? 미스터리입니다.

약 4g 정도가 빠지네요. 부피는 거의 무시해도 될 거 같습니다. 

 

6. 폐기물 

로스팅을 하게 되면 폐기되는 부산물이 나옵니다. 체프(Chaff)라고 불리는 은피(Silver Skin)와 원두 조각들이 조금 나옵니다.

두 가지를 합친 중량이 약 3g 정도 되네요.

 

7.  원두 숙성

이제 이렇게 완성된 원두를 12시간 정도 숙성을 시킵니다. 외부 이물질은 못 들어가게 하고, 가스는 빠져나갈 수 있도록 용기의 뚜껑을 살짝 열어서 직사광선이 들어오지 않는 곳에 보관합니다. 

12시간 정도 지난후 다시 무게와 부피를 측정해 보았습니다.

무게는 같네요. 로스팅 후 506g에서 파손 원두 4g 빼면 502g인데, 이번에는 503g이네요. 이 정도는 저울 오차로 봐도 무방하겠지요. 가스의 형태로 조금은 빠져나갔겠지만, 다시 공기 중에 있는 습기를 일부 흡수해서 전체 무게는 거의 변화가 없는 거 같습니다.

부피는 좀 차이가 납니다. 1400㎖에서 1350㎖로 약 50㎖정도 수축이 있었네요. 한 3% 정도...

8. 로스율 정리 

커피 로스팅 과정에서 줄어드는 무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처음 생두 618g  -  결점생두 18g  = 600g

600g - 원두 중량 506g = 부산물 3g  +  수분 및 연소가스 91g

 원두 506g - 2차 파손원두 4g = 502g 

가스 빼기 결과는 수분 흡수로 무게 변화 거의 없음

 

최종 수율은 81.2% ( 502 ÷ 618 = 0.81229.... )입니다. 

로스율은 18.8%입니다. ( 역시 교과서가.....) 아마 이 비율은 로스팅 강도에 따라서 가장 차이가 많이 날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Dark 쪽으로 가면 갈수록 열분해로 사라지는 성분이 많이 있겠지요. 또한 생두 선별이 차지하는 비율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오늘도 실험실의 최종 결론은 역시 교과서는 믿어라!!!입니다. 

 

항상 펜트리는 신선하고 맛있는 원두를 준비해 놓고,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덕도서관 언덕 위 펜트리로 놀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