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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쓸데없는 실험실 - 드립커피로 라떼 만들기 2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바리스타 돌원숭이입니다. 날씨는 많이 더워졌는데,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참 많이 나네요. 낮에는 거의 여름인데, 아침은 아직은 좀 쌀쌀합니다. 그래도 가게 앞 은행나무는 거의 여름입니다.

예전에 제가 드립커피로 라떼 만들기란 주제로 한번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2021.11.30 - [커피 이야기] - 쓸데없는 실험실 : 드립커피는 라떼가 안될까 ?

 

쓸데없는 실험실 : 드립커피는 라떼가 안될까 ?

오늘은 비가 참 많이 오네요. 겨울비 치고는.... 몇 개 남아있던 마지막 은행잎이 빗물 따라 흘러가네요. 진짜 가을의 마지막인가 봅니다.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바리스타 돌원숭이입니다. 오늘

pentree.tistory.com

그때의 결론은 '드립커피로는 라떼가 어렵다'였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커피 속에 포함된 물의 양이 서로 많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밍밍한 맛이 난다였습니다. 

 

오늘(근로자의 날) 연휴를 맞아 손님들이 다 외무로 나가셨는지, 가게가 무척 한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공상은 멀리 하늘로 날아가기 시작했고, 그 공상의 끝에서 한 가지 가능성을 찾았습니다. 

 

일단 물이 너무 많은 게 문제라면, 어떻게든 들어가는 수분 양을 줄여보자. 또한, 밍밍한 게 문제라면, 드립을 좀 더 진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두가지 가설을 정립하고, 바로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커피를 좀더 진하게 내리기 위해서, 기존에 쓰던 칼리타 드리퍼가 아닌, 고노드리퍼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원두의 분쇄도를 높여서, 아주 고운 분쇄를 했습니다. 또한 커피와 우유의 비율도 좀더 진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커피에 들어가는 수분 양을 줄이기 위해서, 스티밍으로 데운  우유가 아닌, 전자렌지를 이용해서 데핀 우유를 사용했습니다. (전자레인지로 가열하면 내부에 전자파가 남아있어서 나중에 먹는 사람이 암에 걸린다는 아주 신선한 이론은 과감히 무시...)

 

자. 커피 드립을 준비합니다.

Pentree Blend 20g입니다. 일반적으로 드립 할 때는 그라인더 눈금 4.3 정도에서 하는데, 이번에는 3 정도에 맞추어 분쇄했습니다. 많이 가늘게 보이네요.

 

신선한 원두라서 그런지 커피빵이 아주 잘 올라옵니다. 

 

보통 20g의 원두면 180~200㎖정도 드립하는데, 이번에는 100㎖만 했습니다. 색상이 엄청 진하네요. 이 상태로 그냥 마시면, 혀 끝이 찌릿할 정도로 맛이 강합니다. 이 커피를 둘로 나눕니다.

여기에 각각 스팀 우유와 전자레인지 우유를 넣어보겠습니다.

 

먼저 스티밍(Steaming) 우유입니다. 101g을 스티밍 했는데, 115g이 되었네요. 약 14g 정도의 물이 더 들어갔습니다. 혹시나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자면, 스티밍이라는 단어 자체가 스팀(수증기)으로 데운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스티밍을 하면 원래 우유의 양보다가 10~20% 정도 무게가 늘어납니다. 뜨겁게 데울수록 그 무게 차이는 크고요.

 

당연하지만, 전자레인지로 데운 우유는 무게 변화가 없습니다. 

 

우유를 넣은 커피입니다 왼쪽은 전자레인지, 오른쪽은 스티밍 우유입니다. 거품의 차이가 확 나지요?

 

자! 이제 맛을 볼까요?  맛은 주관적인 거 아시죠?

 

두 라떼의 맛은 차이가 많이 납니다. 일단 스팀우유를 넝ㅎ은 라떼도 지난번에 비해서는 좀 진합니다. 아무래도, 원두를 곱게 갈고 커피와 우유의 비율을 바꾼 결과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좀 싱겁습니다. 카페에서 나오는 라떼라기 보다는 시중에서 사먹는 캔커피 라떼 정도의 맛이 납니다. 

 

그에 비해서 전자레인지 라떼는 먹을만 합니다. 에스프레소를 이용한 라떼에 비해서는 조금 싱겁지만, 일반적인 시중 캔커피에 비해서는 훨씬 진합니다. 라떼 본연의 고소함이 살아 올라옵니다. 물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요. 오히려 너무 진한 커피를 좋아하시지 않는 분이시라면, 이 정도의 진하기가 더 맞으실 수도 있습니다.

 

오늘 실험실의 결론...

1. 집에서 드립으로 라떼를 드시고 싶다면, 원두 분쇄를 좀 더 곱게 해야 한다.

2. 드리퍼도 고노 나 하리오 등 좀 묵직하게 나오는 드리퍼를 사용하면 좋다.

3. 우유는 스티밍이 아닌,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데워야 한다.

이 3가지입니다.

 

그런데 계속 글을 쓰다 보니, 집에서 드립으로 라떼를 드시려고 하시는 분이, 집에 스티밍 장비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하고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얼마나 될까요? 궁금하네요.....

 

장비가 필요 없이도 간단하게 라떼를 드실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냥 몸만 가볍게 펜트리로 오세요. 그곳에서 고소한 라떼 한잔 어떠신가요? 

만덕 도서관에서 100m 그곳에 팬트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