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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이야기

쓸데없는 실험실 - 로스팅 정도에 따른 커피의 맛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바리스타 돌원숭이입니다. 며칠 비 오고 쌀쌀하더니, 어제부터는 다시 늦봄~초여름 날씨가 되었네요.

이제는 뜨거운 커피보다는 차가운 커피가 더 좋아지는 계절이 왔습니다.  얼음 동동 띄운 아메리카노에 선풍기 바람, 그리고 몇 권의 만화책이 있으면 천국이 되는 그런 느낌을 참 좋아합니다. 요즘은 만화책보다는 휴대폰이 더 어울리기는 한 거 같습니다만....

 

오늘은 로스팅 정도에 다른 커피의 맛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로스팅의 정도는 아마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제 글에서도 몇 번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제일 많이 쓰는 '라시미하씨풀프이'를 기준으로 두 가지만 비교를 해보려 합니다.

 

오늘 비교할 로스팅 단계는 씨티(City)와 프렌치(French) 단계의 원두입니다. 두 원두의 로스팅 차이는 2차 크랙(Crack)이 얼마나 진행되었느냐입니다. 씨티 단계는 2차 크랙이 막 시작할 때 로스팅을 중지한 것이며, 프렌치는 2차 크랙이 거의 끝나갈 때 중지한 원두입니다.

사용한 원두는 펜트리 블랜딩 원두이며, 무게는 각 15g입니다.

 

왼쪽 붉은 판 위의 원두가 프렌치 단계이며, 푸른 쪽이 씨티 단계입니다. 색상은 왼쪽이 거의 검은색에 가깝고, 오른쪽은 짙은 갈색에 가깝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표면의 기름기입니다. 씨티단계에서는 많이 보이지 않던 기름이 프렌치로 가면 제법 많이 보입니다. 사진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네요. (폰을 바꿔야 하나.....)

 

분쇄한 원두를 드립 하기 위해 칼리타 드리퍼를 이용했습니다.

분쇄원두의 색은 좀 더 차이가 납니다. 씨티 쪽이 갈색이고, 프렌치 쪽은 거의 검은색이네요. 향을 맡아보면, 씨티 쪽은 야간 시큼한 향도 섞여있는 많이 맡아본 커피 향이 납니다. 그에 비해 프렌치 원두는 코를 치고 지나가는 강한 향이 훅 들어옵니다. 아마 로스팅을 강하게 하면서 내부 구성성분이 좀더 많이 열분해가 되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85℃ 정도의 뜨거운 물을 이용해서 각각 100㎖씩 추출을 했습니다.  

내려진 커피의 색은 거의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커피의 향은 역시 프렌치 쪽이 좀더 강하게 납니다. 씨티 쪽은 좀 다양하게 나고요. 이 상태에서 맛을 보면 프렌치 쪽은 혀 끝을 세게 치고 지나가는 강한 맛이 있습니다. 씨티 쪽은 맛이 강하기는 하지만, 프렌치처럼 세게 공격하는 느낌은 아닙니다. 맛의 종류는 아주 다르게 느껴집니다. 로스팅이 강하면 강할수록 맛의 종류는 단순해집니다. 쓴맛과 탄맛 위주의 강한 맛이 납니다. 산미는 거이 사라지고 없고요. 그에 비해서 씨티 쪽은 산미도 나고, 다양한 다른 맛도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온수 50㎖정도를 추가 투입했습니다.

이제 흔히 마시는 드립커피 정도의 농도가 되었습니다. 조금 희석이 되면서, 커피의 맛은 많이 순화되고 부드러워졌습니다. 맛의 종류는 프렌치의 경우 쓴맛 하나만 남은 것 같습니다. 씨티는 여러 가지 맛이 좀 순화되어서 느껴지는군요. 

 

정리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로스팅 정도가 강해질수록 커피에서 느껴지는 맛의 종류는 줄어든다.

2. 쓴맛의 강도는 로스팅 정도에 비례해서 늘어난다.

 

좋은 생두를 사용한다면, 로스팅 정도를 잘 맞추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생두리도 너무 강하게 로스팅하면 쓴맛 하나만 남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가끔 그런 카페를 보기는 했습니다. 생두는 분명히 좋은 생두 같은데, 너무 세게 로스팅해서, 쓴맛만 나는 그런 커피를 파는 경우 말입니다. 

 

펜트리에서는 항상 최적의 로스팅 단계를 찾기 위해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합니다. 여러분들이 고민하지 않으셔도 문제가 업도록 말이죠.

 

커피가 생각나세요? 그럼 펜트리로 오세요. 그곳에서 최고의 커피를 준비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