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피 이야기

나라면 절대 안한다 - 커피 이야기

안녕하세요? 커피 볶는 바리스타 돌원숭이입니다. 오늘은 비가 참 많이 오네요. 어제 일기예보로는 조금 오는 걸로 돼있었던 거 같은데.... 지난번에도 이야기했던 거 같은데, 저희 가게는 비가 오면 개점휴업입니다. 이런 날은 조용히 글이나 하나 써야겠네요.

요즘 가끔 인터넷을 보다 보면 '나라면 절대 안 한다'라는 주제로, 각종 현직자들이 이야기하는 현장 이야기들이 좀 돌아다니더군요. 그에 보조를 맞춰서, 나라변 절대 안 할 커피 이야기를 몇 가지만 해볼까 합니다. 물론, 이 이야기가 모든 조건에서 다 들어맞는 건 아니라는 점 먼저 이야기하고 시작합니다.

 

1. 뜨거운 커피 Takeout 해서 나올때 절대 뚜껑(리드)을 사용해서 마시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뜨거운 커피를 종이컵에 Takeout하면 하얀색 혹은 검은색 뚜껑을 덮어줍니다. 이 뚜껑이 없으면 커피를 쉽게 흘리기도 하고, 종이컵이 변형이 쉽게 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뚜껑은 대부분 Poly Styrene라는 수지로 만들어집니다. 이 PS수지는 내열 온도가 그렇게 높지도 않고(90도 이하), 쉽게 마모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뜨거운 커피 (80도 이상)에 일부 성분이 녹아서 나오기도 합니다. ( 그 뚜껑을 통해 커피 마시다 보면, 약간 화공약품 같은 향이 나기도 하지요? ) 그래서, 가능하면 그 뚜껑은 운반하실 때만 쓰시고, 드실 때는 뚜껑 벗기고 드세요. 가능하면 짧게 덮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예외는 요즘 가끔 사용하는 재활용가능한 조금 두꺼운 뚜껑은 문제없습니다. 친환경, 다회용 뚜껑은 사용하셔도 문제없습니다.

 

2. 너무 뜨거운 커피는 마시지 않는다.

    커피를 드실 때 최대한 뜨겁게 해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만, WHO에서 이야시 하는 발암물질에 뜨거운 음료가 들어간다는 건 아시지요?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즐겨마시면 식도암의 확률이 8배는 는다고 하네요. 가능하면 따스한 커피를 드세요. 너무 뜨거우면 몸에 좋지 않습니다.

    라떼는 뜨거워지면 질수록, 물이 많이 들어가서 싱거워지는 거 아시죠? 실제로 라떼 뜨겁게 해 달라고 하시면, 우유 조금만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원두가 햇볕이 드는 곳에 보관되어 있는 카페는 피한다.

    이게 뭔 소리인가 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당연히 원두는 창고에 보관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제가 말씀드리는 원두 보관은 그라인더 통에 보관된 원두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보통은 커피 그라인더가 가게 안쪽에 설치되어 있지만, 가끔은 창가에 설치되어 있는 곳이 있습니다. 아니면, 아주 강한 조명이 그라인더의 원두 통을 비추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두는 가능하면 자외선을 피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햇빛이나 조명은 원두를 좀 빨리 변하게 하지요. 아, 물론 장사가 너무 잘 되어서 그라인더에 투입된 원두가 2~3시간 이내에 다 소진되는 가게라면 해당사항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 펜트리는 그라인더 원두통을 불투명 린넨으로 감싸 놓습니다. 혹시나 모를 조명을 피하기 위해..

 

4. 스팀 피쳐가 커피머신 배수선반에 그냥 놓여있는 카페는 피한다.

    스팀피쳐는 뜨거운 라떼류 음료를 만들 때 쓰이는 장비입니다. 매번 쓸 때마다 당연히 세척을 해야 하고, 세척된 피쳐는 싱크대 그릇 건조대에 있거나, 커피머신 상단 컵 히팅존에 보관하면서 건조합니다. 그런데, 아주 가끔 아주 게으른 카페에서 이 피처를 세척하지 않고 그냥 머신 배수선반에 두고 다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리스타 실기 시험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 중에 하나가, 머신 배수선반에는 행주 하나만 두고, 다른 것은 못 올리게 합니다. 그런데 그곳에 피쳐가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아니죠?

 

5. 포터필터가 머신과 분리되어 있는 카페는 피한다. 

    커피머신의 그룹헤드는 항상 거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합니다. 보통 90도 정도는 유지합니다. 포터필터도 일반적으로는 그룹헤드에 조립된 상태로 보관되기 때문에 비슷한 온도를 유지합니다. 그래야지만 항상 균일한 조건에서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가끔 이 내용을 잘 모르는 카페에 가 보면, 포터필터가 머신 선반에 그냥 놓여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그렇다고 해서 크게 맛의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좀 더 균일한 조건에서 커피가 추출된다면 좋지 않을까요?

 

위에 이야기 한 내용 중에 처음 두 가지는 중요한 이야기입니다만, 나머지 3가지는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냥 알고 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앞의 두 가지 이야기(PS 뚜껑, 뜨거운 음료)는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항상 기억하고 계셨으면 해서 이 글을 썼습니다.

 

이런 자질구레한 이야기들도 펜트리에서는 항상 심각하게 이야기 나누실 수 있습니다. 펜트리로 오세요. 항상 그곳에서 여러분들을 기다립니다.